거실 베란다를 트고 만든 좌식과 입식의 다실.
모던한 이미지와 전통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특색있는 공간이 연출된다
차 마시는 여유가 깃든 거실정덕선 주부는 2년 전 살고 있는 아파트를 개조하면서 거실에 다실을 꾸몄다. 다소곳하게 차를 마시는 모습이 너무 예뻐 차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차가 본인의 체질과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본격적으로 다도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학원과 다도 사범증까지 획득할 정도로 차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사이, 기품있는 찻잔과 차호 등 차 관련 도구도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집 안에서 편히 차를 즐기고 다구들도 효과적으로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결국 거실 한쪽을 다실로 꾸미게 됐다.
“거실은 트인 느낌이 있어서 보다 편안하고 여유롭게 차를 즐기기 좋은 공간이에요. 물을 사용할 일이 많다 보니 방에 비해 편한 점도 있죠. 가족 모두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다행히 가족들이 다실을 꾸미는 것에 대해 환영했어요. 활용도가 떨어지는 베란다 공간을 꾸며 함께 오붓하게 차를 즐기는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다도를 위한 별도의 그릇장을 맞춰줄 정도로 아내의 취미를 적극 내조했던 남편은 거실에 다실이 생긴 이후 집에 오는 손님들을 안내해 직접 차를 대접할 정도로 은근히 뿌듯해한다.
오픈되어 있는 공간인 거실에 다실을 꾸미다 보니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집 전체적으로 인테리어 콘셉트가 블랙과 화이트, 그레이 컬러의 모노톤을 활용한 모던한 스타일이었기 때문. 반면 다실은 도구들로 인해 고전적인 느낌이 짙기 때문에 베란다와 거실, 주방으로 이어지는 오픈 공간에서 쉽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러나 장식을 절제한 모던한 스타일과 모노톤 컬러들은 차분한 다실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한결 특색 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었다.
좌식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티 테이블.
나무 소재의 테이블, 스툴과 심플한 펜던트 조명이 카페 분위기를 연출한다.
좌식과 입식 두 가지 스타일로 꾸민 다실정덕선 주부는 햇살이 쏟아지는 너른 창 앞에 상황에 따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거실 다실을 좌식과 입식 두 가지 스타일로 꾸몄다.
“거실과 차이를 두기 위해 바닥을 높이고 전통적인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짙은 컬러의 원목을 깔았어요. 좌식 공간이지만 단을 높인 덕분에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여러 명이 함께 앉아 차를 마시기에 좋은 널찍한 나무 테이블을 단의 중앙에 놓고 그 위에 중국차를 즐길 때 필요한 다반을 놓았다. 테이블 뒷면에는 찻잔과 차호를 가지런히 수납할 수 있도록 오픈형 칸막이 수납장을 3단 높이로 맞춰 넣었다. 입식 공간은 4인용 나무 테이블과 스툴로 단출하게 마련했다. 대신 빈티지 느낌이 나는 심플한 펜던트 조명을 달아 편안하면서도 깔끔한 카페 분위기가 느껴진다.
“좌식 공간을 불편해하는 손님도 있어서 입식 공간을 함께 만들었어요. 찻잔이나 다른 다구들이 그다지 크지 않아 4인용 테이블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죠. 가구의 컬러는 저마다 다르지만 우드 소재로 통일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요.”
(왼쪽) 시간마다 종을 울리는 옛날 시계와 차주전자, 작은 나무 책상이 주는 느낌이 정겹다. 나무 책상은 90세가 넘은 시작은아버님이 초등학생 시절 학교 갈 때 등에 메고 다닌 사연 있는 책상이라고.
(오른쪽) 물을 사용할 일이 많은 다실 한쪽에 꾸민 세면대. 스타일은 달라도 파벽돌과 돌, 나무 등의 천연 소재가 주는 편안함이 이질적인 요소들을 잘 아우른다.
수도 시설 설치로 편의성을 더하다다실 한쪽에 파벽돌을 붙이고 나무 테이블 위에 돌 소재의 세면 볼을 설치해 작은 수도시설을 꾸몄다. 다도는 물을 써야 하는 일이 많으므로 수도 시설이 가까이 있어야 주방을 오가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디자인에 반해 3년 전에 사놓았던 세면 볼이 빛을 볼 수 있었다며 흐뭇하게 웃는다.
“찻물이 배지 않도록 차를 마신 뒤에는 바로 뜨거운 물로 튀겨서 씻어내야 해요. 평소 차를 많이 마시는 경우라면 수도 시설을 가까이에 두는 것이 편리해요.”
그녀는 집 안에 또 하나의 작은 다실을 만들었다. 한국 전통 문양의 창호를 달고 작은 칸칸으로 나뉜 수납장을 두어 찻잔과 차주전자를 전시해두었다. 거실과 비슷한 수납장이지만 앞쪽으로 잡아당기면 안쪽까지 수납이 가능하도록 주문했다.
“다실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맛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죠.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생활이 보다 즐거워져요.”
그 안에 잠시 머물러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정덕선 주부의 다실, 그 안에 싱그러운 차향이 가득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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